2023년 12월 22일 금요일

조선 임금 허약해지자 약으로 권했던 술 2030 사재기에 없어서 못 판다.

경북 안동에서 박 재서 명인(대한민국 식품 명인 제 6호)이 빚어내는 안동 소주. 소주와 소고기, 그리고 문어를 함께 즐길 때에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어르신, 이거 너무 싸게 파시는 거 아니에요


안동 소주. 박 재서 명인
전통 소주 장인 한 분이 맛보라며 건네주신 술잔을 받아 들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높은 도 수 의 증류 주를 종종 즐기는 저였지만, 그 술의 향과 맛이 충격적일 만큼 훌륭했던 까닭입니다. 푹 익은 사과로 잼을 만든 것처럼 향은 진한데 맛이 한없이 깔끔했습니다.

술을 빚어낸 어르신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비싸게 받으면 안 팔린다”면서 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조금씩 우리 술을 알아줘서 참 반갑다”고 또 덧붙이셨습니다. 전통 소주를 처음 제대로 맛본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통 주 만드는 도구 소 줏 고리 전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제 2회 대한민국 막걸리 엑 스 포’ 한 부스에 전통 주를 만드는 도구 ‘소 줏 고리’가 전시돼있다. 현대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희석 식 소주를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술, ‘증류 식 소주’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안동 소주 등 옛날 술의 이야기입니다.

우선 증류 주 제조 법은 원나라, 즉 몽골에서 전수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의 제 25대 왕인 충렬왕(1236~1308)이 재 위 하던 때 쿠 빌 라 이 칸(칭기즈칸의 손자)이 일본을 정벌하고자 고려를 거쳐 갔는데 이때 몽골 군의 주둔지가 있던 지역에서 제조 법이 전수 됐다고 합니다.

사료(史料)에 따라 구체적인 시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개성과 안동, 그리고 제주가 그 중심지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예로부터 개성 소주, 안동 소주, 제 주 소주(고도리 술)를 우리나라의 ‘3대 소주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증류 식 소주를 빚으려면 우선 좋은 쌀로 고두밥을 지어야 합니다. 밥을 지었다면 바닥에 멍석을 깔고 그 위에 밥을 넓게 펼쳐 열기를 식히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누룩 가루를 탄 물에 밥을 넣고 잘 섞어 2~3 주 가량 발효하면 일반 발효 주의 밑 술 격인 ‘전술’이 됩니다.

이 전술을 가마솥에 얹은 소 줏 고리에 넣고 고아 내면 물보다 끓는 점이 낮은 알코올 등 성분이 소 줏 고리 위쪽으로 모이게 됩니다. 소 줏 고리 뚜껑에는 찬물을 담은 그릇을 얹어두는데 증발했던 알코올이 다시 액체, 즉 술이 되어 귀 때 (귓 대)로 흘러나오게 하기 위함입니다.
 


누룩 통밀 찐 콩 갈아 반죽한 뒤 발효
누룩은 통밀이나 찐 콩 등을 맷 돌로 굵직하게 갈아 반죽한 뒤 발효해 만든다. 원료로는 밀 이 예로부터 가장 보편적이다. 증류 주 제조 법은 여러 나라에서 흔하게 사용됩니다. 사학 자 중 일부는 원나라가 페르시아의 회교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증류를 처음 배운 것이 라 고 도 보는데요. 소주를 아라비아 어 로 ‘아 락(Arag)’이라 하는데 개성에서도 ‘아 락 주라고 표현하는 게 그 근거라고 합니다.

여담으로 말씀드리면 이 같은 이유로 제사 상에 청주와 탁주는 올려도 소주는 잘 올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조 기법이 해외에서 전수 됐다는 것이죠. 또 전통 방식으로 빚어낸 소주가 워낙 독해 상에 올리면 후손들의 삶이 지난해 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페르시아에 원나라까지, 그렇다면 전통 소주가 전통 술이 아닌가? 꼭 부정적으로만 보실 건 또 아닙니다. 앞에서 ‘누룩’이라는 걸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이 누룩을 쓰는 게 바로 우리나라만의 소주 제조 법입니다. 누룩은 쉽게 말해 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 제 입니다.

주로 통밀이나 찐 콩 등을 맷 돌로 굵직하게 갈아 반죽한 뒤 발효해 누룩을 만듭니다. 원료로는 밀 이 예로부터 가장 보편 적 입니다 만, 양 조 장에 따라 단맛을 내고자 쌀을 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2030 세대의 입맛에 맞춰 쌀 누룩을 쓰는 곳이 흔해지는 추세입니다.

사실 전통 소주는 고려 시대는 물론, 조선 시대까지도 사치품처럼 여겨졌다고 합니다. 왕이나 사대부가 아니고 서야 즐기기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문종이 승 하 한 후 상주였던 단종이 허약해지자 신하들이 소주를 약으로 권했다고 합니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대중화되는 듯했으나, 그래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이 쌀을 수탈 하고자 소주를 빚지 못하게 했고, 6·25 전쟁 이후 먹거리가 없었던 1960년대에는 박 정 희 전 대통령이 ‘순 곡 주 제조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양 곡 관리 법과 순 곡 주 제조 금지령이 시행된 뒤 전국에서 증류 식 소주를 빚던 양 조 장 300 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88 올림픽이 열릴 즈음에야 비로소 전통 소주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사업 화도 그때부터 이뤄졌습니다.
 


전통 소주 숙성 특유의 화 근 내와 잡 내가 잡힌다
양 조 장에 따라 빚어낸 소주를 적게 는 며칠, 길게 는 몇 년 씩 숙성해 판매하기도 한다. 전통 소주를 숙성하면 특유의 화 근 내(탄 내)와 잡 내가 잡힌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탄생한 맥주, 또 고대 중동에서 출발한 와인 등에 비하면 우리 전통 소주가 세상의 빛을 본 기간은 짧습니다. 그러나 반가운 건 팬 데 믹을 계기로 ‘홈 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전통 주, 특히 전통 소주 수요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외식 프 랜 차 이 즈 기업 더 본 코 리 아 에 따르면 전통 주 커뮤니티 ‘백술 닷컴 의 올해 증류 주 판매량은 작년보다 280% 증가했습니다. 막걸리(37%)와 약주·청주(14%)도 인기였지만, 무엇보다 소 주 ·증류 주(40%)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고 합니다.

전통 방식으로 빚어낸 증류 식 소주가 인기인 건 고도 수 원액을 탄산 수와 섞어 마시는 칵테일 ‘하 이 볼(Highball)’ 열풍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 이 볼은 최근 2030 사이에서 급부상한 트렌드 인데 백 술 닷컴 에서도 올해 2030 세대의 비율이 60%까지 기록했다고 합니다.

소주 등을 빚어내며 전통 주 생산에 힘쓰시는 분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기고 있습니다. 전통 주 산업 규모(국세청 통계 기준)는 2020년 627억 원, 2021년 941억 원, 2022년 1629억 원 순으로 급성장 중인데 내년에는 그 성장세가 더 대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여러 외국 술에 밀리던 우리 술이 늦게 나마 빛을 본 건 참 반가운 일입니다. 연말 송년회 때 위스키, 와인 같은 외국 술도 좋지만, 전통 소주 한 잔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전통 소주는 알코올 도 수가 높은 원액일수록 달 큰 하고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납니다.

해외 호텔 30% 즉시 할인, 항공권도 깎아준다는 '이 은행'

I BK 마스터 카드로 숙박, 액 티 비 티 결제 시  최대 30% 즉시 할인   I BK 기업 은행 I BK 기업 은행이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한 카드 즉시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기업 은행...